2009년 개봉한 대만 영화 ‘청설(聽說)’은 청춘의 순수함과 감성을 담은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으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청각장애인 수영선수 ‘양양’과 수화통역사 ‘팅팅’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로 많은 팬을 보유한 이 영화는 특히 촬영지로 쓰인 타이베이의 여러 장소들이 여행지로 주목받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본 글에서는 '청설'에 등장했던 주요 촬영지와 인근의 맛집, 관광 포인트를 중심으로 타이베이 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청설 촬영지 ① 타이베이 체육대학교 앞 거리
영화의 첫 장면 중 하나는 주인공 팅팅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 장면은 타이베이 체육대학교(Taipei Physical Education College) 근처 거리에서 촬영되었는데, 대학가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와 조용한 주택가가 어우러져 영화의 감성을 그대로 살려준다.
현장을 찾는 여행자들은 영화에서 느낀 감성과는 또 다른 실재의 대만 일상을 경험할 수 있다. 낮에는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근처에는 조용한 카페나 로컬 베이커리들이 자리잡고 있어 영화의 여운을 간직한 채 산책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특히 이 거리에서 자전거를 대여해 같은 경로를 따라 달려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이 근방에는 ‘청설’뿐 아니라 다양한 대만 청춘 영화들이 촬영되었던 장소들이 많아, 마치 영화 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체육대학 주변에는 수영장을 포함한 다양한 체육 시설이 있어, 영화에서 양양이 수영을 연습하던 분위기를 상상해보며 그 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
청설 촬영지 ② 다다오청(大稻埕) 거리와 강변
‘청설’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는 팅팅과 양양이 한가롭게 걸으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던 다다오청 거리와 단수이강(淡水河) 강변이다. 이곳은 대만에서도 손꼽히는 감성 스팟으로, 영화 이후 SNS에서 ‘청설 명소’로 소개되며 인기를 끌었다.
다다오청은 옛 타이베이의 중심지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좁고 고풍스러운 골목길과 붉은 벽돌로 된 건물, 수공예품 가게들이 즐비하며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저녁이 되면 단수이강을 따라 산책하며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데, 이는 영화에서 주인공들의 감정이 가장 깊게 교차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 지역에는 ‘청설 카페’라고 불리는 팬 성지 카페도 존재하며, 영화에 등장한 실제 소품들을 전시하고 있어 팬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근처에는 전통 디저트로 유명한 홍두빙(팥빙수) 맛집도 있으니 함께 들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청설 촬영지 ③ 용캉제와 션텐 궁전극장 인근
영화 중반부에서 양양이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거나, 친구들과의 대화가 오가는 배경으로 등장하는 곳이 바로 용캉제(Yongkang Street) 인근과 션텐궁전극장(Shinten Theater) 주변 거리다. 이곳은 타이베이의 대표적인 로컬 음식 거리이자 문화 중심지로, 청설의 따뜻한 분위기를 실감나게 살려낸 장소다.
용캉제는 망고빙수로 유명한 ‘스무시 빙수(Smoothie House)’가 있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다양한 대만 현지 맛집들이 줄지어 있어 영화 팬뿐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다. 특히 영화 속 장면이 펼쳐졌던 야외 테이블 식당은 현재까지도 운영되고 있으며, 팅팅이 앉았던 자리에서 식사를 해보는 경험은 여행에 특별함을 더해준다.
또한 션텐극장 인근은 현재 문화예술 행사들이 자주 열리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곳곳에 영화 포스터와 벽화가 있어 포토 스팟으로도 적격이다. 이 지역은 낮에는 활기차고 밤에는 감성적인 분위기로 변해, 영화의 감정을 따라 천천히 하루를 보내기에 딱 좋은 곳이다.
‘청설’은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닌, 대만의 청춘과 일상의 감성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그런 감성을 따라 실제 촬영지를 직접 걸어보는 것은 영화와 현실을 잇는 특별한 경험이 된다. 타이베이 체육대학, 다다오청 거리, 용캉제 인근 등 ‘청설’의 주요 무대를 따라 걷다 보면, 영화 속 장면들이 눈앞에서 살아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대만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감성적인 영화 산책 코스로 ‘청설 투어’를 꼭 포함해보길 추천한다.